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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열차 차량기지에 무단 침입해 그림 낙서, 이른바 '그래피티'를 그려놓고 도망가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용의자들은 낙서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며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허술한 보안 탓에 한 달 넘게 범인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시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외국인 두 명이 서울 인근 철도 차량기지에 몰래 들어옵니다.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보안시설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울타리를 절단기로 끊고 담을 넘습니다.
잠시 수풀에 숨어 순찰 직원을 따돌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스프레이로 열차에 낙서를 그리고 달아납니다.
이들은 단속을 비웃듯 보란 듯이 몰래 낙서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그래피티로 불리는 이런 그림 낙서는 지난달 도봉과 구로, 서동탄역 등 열차 차량기지 세 곳에서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차량기지 세 곳이 피해를 입었지만 허술한 보안시설 탓에 범인 윤곽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축구장 35배에 이르는 넓은 면적에 울타리를 감시하는 CCTV는 대여섯 대에 불과하고 그나마 제대로 작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봉 차량기지 관계자 : 고장 난 게 아니고 녹화가 저장이 안 됐죠. 저장이.]
다른 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울타리는 곳곳에 구멍이 나 있고 경비 시설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건이 발생한 역은 이렇게 난간을 밟고 올라서면 울타리가 허리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누구든 쉽게 담을 타고 넘어서 침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러다 보니 경찰도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CCTV하고 연계돼야 하는데 빈 데가 있더라고요. 고장 난 것도 있고. 수사가 약간 어려운 상태예요.]
최근 3년여 동안 국내에서 열차를 표적으로 삼은 이 같은 그래피티 범행은 45건이 넘습니다.
차량 기지에 무단 침입해 열차를 파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신동탄역 관계자 : (피해열차는) 기지 들어가서 그래피티 제거해야 해서 보수기지로 들어가고 다른 차를 대체 투입했죠.]
구멍이 숭숭 뚫린 보안 속에 국내 열차가 얼룩덜룩한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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